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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정착회고록

#2.나의 사랑 나의 아내

정여사(아내)는 나보다 3살 어린 쥐띠, 나는 닭띠

결혼후 취미로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ㅡ.ㅡ;;
2~3달 일하고 3~4달 쉬면 취미아닌가 싶다.
결혼당시 레시피 없이 가능한 요리는, 떡볶이와 라면 뿐이었다.
뭐 지금도 레시피 없이 가능한 요리는 떡뽁이와 라면이다. ㅜ.ㅜ
그래도 매일 노트북 옆에끼고 레시피 컨닝하면서 요리하는 아내를 보면 흐뭇하기는 하다.
텔레비젼을 보면서 큰소리로 웃는 여자
화를 내도 먹을 것을 주면 금방 잠잠해 지는 여자
따뜻한 가슴으로 다른사람의 슬픔을 감싸안아 주는 여자
매일 매일 공부좀 하라고 나를 들볶는 여자
나름대로 잔머리를 쓴다고 하는데 늘 자신이 당하는 여자

힘들어도 힘든 티를 내지 않는 여자

사랑스런 나의 아내 정여사

 

내가 처음으로 찍은 아내의 사진이다.

 

 

2006년 7월 11일 .

아내를 처음 만났다.
신촌에서 소개팅으로 만난 아내.

너무 순진한 모습이 좋았었다.
당시 실연의 아픔으로 힘들어 하던 나에게 따스한 햇살처럼 다가와
내게 드리워진 그림자를 다  걷어내 주었다.
그렇게 그렇게 해서. 이렇게 이렇게 해서..우린 2008년 1월13일에 결혼을 했다.

 

 

 


 

결혼전, 나는 내가 얼마를 버는지 생각해 본적이 없다.

나는 미친 망아지처럼 일주일에 7일을 술을 마시며 지냈다.

벌어서 다 술값으로 날린 것이다.

 

결혼을 준비하며 난 현실로 복귀했다. ^^

 

 

통장잔고는 2000만원 정도.

아내가 모아놓은 1500만원을 보태서 일산에 우리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나에게 무슨 깡(?)으로 왔는지....

지금 생각해도 아내가 참 고맙다.

결혼 2년후 우린 22평짜리 조그마한 아파트를 샀다.

결혼을 하면 돈을 모을 수 있다는 말이 거짓은 아닌가 보다.

아내나 나나 태어나서 처음 사는 집이라 공동명의로 했다.

당시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집만은 처분하지 말자고 했었는데.....

 

 

결혼 초 부터 나는 아내에게 시골로 내려가 사는 것은 어떠냐고 물었었다.

대학교 졸업시기와 맞물린 IMF

취업은 힘들고 내가 하고 싶은 일보단 내가 살아가기 위한 일을 선택했던 나는

동대문 근처에서 스포츠의류 및 용품 도소매를 하며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했다.

그렇게 13년(결혼전8년,결혼후5년)..

40대때 직업을 바꾸지 못하면 평생 그 일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니 인생이 지루하게 느껴졌다.

아내는 현실적이였다. 꿈만 먹고 사는 나와 많이 다르지만 같다고 할까?

"내려가면 뭐 할건데?"

"음. 농사는 내 능력에 힘들것 같고, 곤충을 키워보려고..."

"곤충은 쉬워? 그리고 그걸로 밥 먹고 살것 같아? 내려가서 일을 안해도 다달이 200만원만 들어온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께."

내가 건물주도 아니고 ㅜ.ㅜ

어떻게 다달이 200만원의 수익을 창출한단 말인가?

이렇게 나의 귀농귀촌 계획은 물 건너가는 줄 알았다.

그렇게 1년, 2년, 시간은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