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25일 새벽
나는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목적지는 전라남도 장흥노력항 여객선 터미널.
뱃시간에 맞추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달려야 한다.
내가 살아보면서 막중한 책임감이란것을 처음 느껴본 새벽일지도 모른다.
결혼을 했을 때도, 아들이 태어났을 때도 나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남들은 자식이 태어났을때 어깨에 뭔가 턱하고 올려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하는데..
난 그런 느낌이 뭔지 잘 몰랐다.
한참을 달리는데, 문득 나는 나의 눈가가 젖어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창문을 열었다. 새벽바람이 차다. 새벽시간인데도 참 많은 차들이 각자의 목적지로 달리고 있다.
"아아아아아~~~~~"
"난 할 수 있다. 난 할 수 있다. 난 할 수있다......난......."
나는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내 나이 44살. 태어나서 처음으로 삶이 짙게 깔린 어둠보다 무섭고, 무겁게 느껴졌다.